작성자 | 관리자 | 등록일 | 2018-01-04 | 조회수 | 3,9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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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장기 불황에 정세 불안까지 겹치면서 다시 한 번 ‘내우외환’을 겪어야 했다. 기대했던 섬유류 수출은 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뒷걸음질 쳤고, 미국의 FTA 재협상 논의와 중국의 사드보복 조치로 업계가 어려웠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에 전기료 인상 움직임 등 업계는 가시밭 길을 걸었다. 아마존 강세에 미국 리테일러들이 속수무책인 가운데 국내 의류 벤더들이 대응책을 강구해야 했다. 또 패션 기업의 롱 패딩 열풍에도 국내 소재 업체들은 구경꾼이 돼야 했다. 다만 대구 침장 업계가 국산 소재를 쓰기로 했다는 정도가 반가운 소식이다. <국제섬유신문>은 2017년을 달궜던 섬유-패션업계의 주요 소식을 간추려 정리했다.
● 올해 섬유류 무역수지 적자 ‘눈덩이’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수출이 줄고 수입이 늘면서 적자폭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관련 단체에서 발표한 섬유류 수출입 실적에 따르면, 2017년 1~11월 섬유류 수출은 125억2841만 달러였고 수입은 139억8502만 달러를 기록해 무역수지 적자는 14억5661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섬유류 연말 기준 수출이 136억5300만 달러, 수입이 142억6100만 달러로 6억 800만 달러의 적자를 나타낸 것 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2017년 12월까지 합산하면 더욱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수출 주종 품목인 폴리에스터ㆍ나일론직물 등 인조장섬유직물과 니트직물 수출은 줄고, 수입 주종 품목인 의류가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이 2018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 최저임금 인상…일자리 소멸 ‘초비상’
2018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6470원에서 7530원으로 역대 최고인 16.4%나 대폭 인상되자 섬유산업을 비롯한 최저임금 해당 기업들은 기업 생존이 어렵다고 보고 공장폐쇄와 해외 이전 등의 갖가지 자구책 마련을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전체 근로자의 74%가 최저임금 수준을 적용받는 면방 업체부터 발등에 불이 떨어져 전방이 국내 3개 공장을 폐쇄하고 종업원 600명 감원을 검토한 데 이어 경방도 광주공장을 베트남으로 이전한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이같이 역대 최고 수준의 최저임금 인상 후유증이 일파만파로 확산되자 근로자들이 이를 환영하기보다 오히려 최저임금 기준을 단순한 기본급이 아닌 상여금 등을 포함한 통상임금으로 완화해줄 것을 요구했다.
● 국내 가연업계 속수무책 붕괴
니트 직물과 화섬ㆍ교직물 소재인 폴리에스테르 DTY 국내 시장을 하루가 다르게 동남아산이 장악하면서 국내산업이 속수무책으로 붕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화섬 메이커와 가연업체 중 대다수가 차별화 특수사를 제외한 일반사 DTY 시장을 잠식당해 문 닫는 기업이 급증하는 등 고립무원의 한계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화섬 메이커와 중소 가연업계가 생산하고 있는 폴리에스테르 DTY 중 100데니어와 75, 50, 30데니어 등 하이멀티 세 데니어는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산에 시장을 거의 뺏긴 상태이다. 다만 국내 전체 가연 설비 400대 규모 중 300대 규모가 150, 300데니어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신설비를 도입하는 등 공격 경영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 ‘로봇 봉제 시대’ 성큼 다가 왔다
미국 조지아공대가 개발한 봉제용 로봇을 이용한 대규모 봉제 공장이 2019년 초 가동을 앞두고 본격 설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람이 미싱을 이용해 생산하던 각종 봉제 의류를 사람이 아닌 로봇이 대신하는 무인화 첨단 공장이다. 이 공장에 전세계 의류봉제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관련 기업인들이 이곳을 견학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50년 전통의 중견 니트의류 벤더인 ㈜국동의 변상기 회장이 현장을 방문하고 탄성을 질렀다. 그는 로봇이 정교한 미싱 작업을 사람 손 못지 않게 척척 해 내는 것을 보고 인도네시아와 멕시코 공장에 도입 설치할 계획을 세우고 로봇 생산 계약 체결을 준비하고 있다.
● 침장 수입 직물 국산화 성공
대구시가 지역 섬유산업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고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침장지원 사업이 드디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대구경북침구류협동조합이 저가 중국산 원단 대신에 품질을 보증할 수 있는 대구경북섬유직물공업협동조합으로부터 시어서커 500만 야드를 공급받기로 한 것이다. 3주간의 끈질긴 줄다리기 협상 끝에 극적으로 11월 14일 직물조합 회의실에서 1차 계약을 체결했다. 시어서커 원단은 침구류업계가 2018년 여름 상품을 겨냥해서 판매하게 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대구시와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회장 이의열)는 ‘직물ㆍ침구업체 협력 시범사업’을 통해서 5차례 운영위원회와 8차례 과제기획위원회를 거치는 등 지속적인 중재 역할을 해왔다. 시범사업을 통해서 꾸준한 협력사업을 할 수 있었고 신뢰 관계를 맺은 결과 성과를 내게 된 것이다.
● 롱패딩 돌풍 국산 원단은 없다
지난 겨울 내수패션에서 돌풍을 일으킨 롱 패딩이 100만장 안팎으로 팔려 나간 가운데 정작 이의 겉감용과 안감용은 국산이 아닌 중국산 등 수입 원단이 대종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른바 롯데백화점이 판매한 평창 롱 패딩은 3만장이 순식간에 완판되는 대기록을 세웠지만 이 역시 겉감은 물론 안감까지 100% 중국산으로 만들어져 대구 직물 산지는 롱패딩 특수마저 누려보지 못한 소외지역으로 전략하고 말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 백화점이 기획한 평창 롱패딩 3만장에는 세계적인 화섬 직물 산지인 대구에서 생산된 겉감과 안감은 단 한 톨도 사용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롱 패딩 한 장에는 겉감용으로만 피스당 3.5야드(중량 SM 당 100mg 내외)가 소요되며 과거와 달리 나일론 소재가 아닌 폴리에스터 다운프루프 원단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산이 20% 정도 비산 것으로 알려졌다.
● 산업용 전기료 인상공포 ‘비상’
5년 내 인상요인이 없다던 산업용 전기료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산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특히 경기 침체와 경쟁력 약화로 한계상황에 처한 섬유제조업을 비롯한 대다수 중소 제조업체들은 올해부터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된 데 이어 전기료까지 인상되면 사지(死地)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절박한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보여진다.
한국전력은 지난 11월에 개최한 해외 기업설명회(IR)에서 신재생 에너지 투자 확대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기 요금을 현실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 보도됐다.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지만 그 동안 “5년간 인상 계획이 없다”는 정부 입장과 차이가 난다. 한전은 신재생 투자에 따른 전기요금 운영계획에서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 및 단계적으로 요금 현실화로 비용 요인을 흡수할 것”이라고 밝혔다는 것이다.
● 한미 FTA 재협상… 섬유수출 ‘촉각’
미국 정부가 체결한지 5년만에 한미 FTA 재협상을 공식적으로 요구하면서 국내 섬유 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섬유 수출의 경우 미국은 중국, 베트남과 더불어 3대 수출국으로, 대미 수출이 대폭 감소할 것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전문으로 하는 수출 기업은 치명적이다.
6월말 현재 대미 수출은 1억 1582만 달러로 전년대비 3.8% 감소했다. 한미 FTA 재협상이 개시되면 더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된다. 현지 수입 바이어들이 거래를 기피할 가능성이 나타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는 ‘섬유 수출업계 간담회’를 갖고 한미 FTA 재협상 대응방안 마련 등 업계 현안 사항을 토의했다. 특히 대구시와 대구상공회의소는 미국 정부가 한미FTA 개정협상을 공식 요구해 옴에 따라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 아마존 독주에 고개 숙인 美 리테일러
월마트, 타겟 등 미국 대형 리테일러들의 매출 성장이 위축된 가운데 유독 아마존의 실적이 눈길을 끌었다. 아마존의 2017년 3분기 총 매출이 327억 달러에 달해 지난해 3분기 254억 달러 매출에 비해 29% 증가율을 달성했다. 영업 이익은 지난해 3분기 4억600만 달러에 비해 또한 크게 증가해 5억7500만 달러에 달했다. 아마존은 2016년 어패럴/액세서리 부문에서 크게 성장했다. 2016년 이 분야에서의 매출은 22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총 어패럴/액세서리 시장의 6.6%를 차지한다. 아마존은 2021년까지 동 종목에서 620억 달러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어패럴 시장의 16.2%를 차지한다. 이는 아마존이 미국 내 가장 큰 의류 리테일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中 사드 보복, 유통업계 ‘직격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 관련 중국 정부의 보복에 패션ㆍ유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3월 본격화된 금한령으로 유커 덕에 웃던 면세점 등 국내 유통 업계는 큰 피해를 봤다. 사드 부지를 내준 롯데는 소방법 위반을 이유로 중국 내 마트 영업이 가로막히기도 했다. 이 보복은 한ㆍ중 양국이 10월 “협력을 정상적인 발전 궤도로 회복시킨다”는 ‘관계개선 양국 협의 결과’ 문서를 발표하며 새 국면을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갈등 봉합을 위한 논의에 직접 나섰다. 이에 중국이 단체 관광객의 방한을 잠시 푸는듯 했으나 다시 금지시키며 애를 태웠다. 실망한 국내 기업들은 아예 베트남 등 해외로 발길을 돌리는 등 대안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출처 - 국제섬유신문뉴스